[제주올레길] 서귀포는 지금 수국으로 만발했다.
외로움은 누군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라고 가정할 때, 홀로 여행한 내가 쓸쓸하지 않았던 이유는 서귀포 곳곳에 피어있던 수국때문은 아니었을까? 저 멀리 산방산이 사라졌다 나타나는 광경을 반복해 볼 수 있는 제주 올레길 10코스를 거꾸로 걸을 땐 수국이 유난히 많이 펴 있었다. 분홍색 수국, 노란색 수국, 파란색 수국, 보라빛 수국. 꽃은 하나인데 모습은 형형색색 달랐다.
저마다 다른 색을 지닌 수국의 사연은 이 꽃말에서 찾을 수 있다. 수국의 꽃말은 '변덕, 진심, 처녀의꿈' 동의어로 취급하기에는 서로 대립하는 의미를 지닌 꽃말은 모순되기도 한다.
그러나 수국의 성격을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끄덕끄덕거리며 꽃말에 수긍이 간다. 수국은 물을 주지않으면 금방 시들어 버린다고 한다. 곧 죽을 것 처럼 말이다. 그러나 물을 다시 주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변덕스럽게도 환하게 다시 살아나 꽃을 피운다고 한다. 이래서 꽃말이 변덕이 아닐까?
그리고 이 수국은 진심어리게 보살펴주고 사랑을 준다면 어느 꽃보다도 오래 피어 있다고 한다. '진심'으로 대하면 수국의 아름다움이 오래동안 유지된다는 것이다. 그래서 꽃말이 진심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?
마지막으로 처녀의 꿈이라는 꽃말. 처녀의 꿈은 '결혼'이다. 결혼식에서 마지막 신부가 오랫동안 기다려오던 결혼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행사는 부케던지기다. 이 수국은 부케로 자주 쓰인다. 아름답고 생동감있는 색깔이 결혼식에 어울리기 때문인걸까.
그래서 앞선 꽃말 '변덕, 진심, 처녀의 꿈'을 모두 조합해보면, 첫 연애는 변덕스럽게 시작할지라도 상대방이 진심으로 이성에게 잘 해준다면 결국 마음을 열고 결혼까지 결심을 한다는 것 아닐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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